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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초기까지는 로마 가톨릭이 유럽을 지배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아무리 과학적인 무언가를 발견해도 그것이 만일 성경과 상충하는 내용이라면 머릿속에만 품고 있어야 안전한 시대였다는 뜻이다.

 

유명한 예시로 갈릴레오가 있다. 그는 교회의 고문용 기구를 보는 순간 머릿속의 지식이 어찌 되었든 마음은 바꿔 먹었지만, 죽음에까지 이른 수학자도 있다.

 

 

과학의 순교자

이탈리아의 수도사이자 수학자였던 조르다노 브루노다.

이 사람은 또 무슨 주장을 했길래 죽임까지 당했을까? 우주의 크기로 봤을 때 여긴 우리만 사는 게 아니라는 발언을 했다.

, 외계인의 존재에 대해 말한 것이다.

 

만약 외계인이 정말 존재한다면, 16세기 기독교인들은 다음과 같은 상황 중 하나에 놓이게 된다.

외계인이 구원받지 못했다면 하나님이 만물을 사랑하시는 것은 아니다. 혹은 외계인이 너무 멀리 떨어져 사는 바람에 예수에 대해 몰랐지만 구원받았다면 기독교를 믿지 않아도 괜찮다.

이것도 아니라면, 성경이 잘못되었다.

 

당신이 종교재판소의 입장이라면 당연히 어떤 선택지도 불쾌할 것이다. 필연적 결과로 브루노는 이단이라고 몰렸다.

그가 일전에도 교회 교리에 꾸준히 도전장을 내민 문제아였다는 것까지 누적이 되어 그는 결국 화형당했다. 벌거벗겨진 채로 거꾸로 매달려서.

 

다행스럽게도 오늘날엔 브루노가 화형당한 바로 그 지점에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옷도 입고 똑바로 선 채. 우리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든지 추측해도 괜찮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천만다행인 일이다.

 

 

생명체의 기준

생명체에 대한 완전무결한 정의란 아직 없는 것 같다.

현재 우리가 내리고 있는 정의는 여러 생명체가 가진 성질들을 종합한 것이지만, 언제나 이 기준을 벗어나는 생명체가 있다는 것이 골치 아픈 점이다.

 

예를 들어 생명체는 영양을 섭취하고, 번식하고, 호흡한다.

 

하지만 노새, 버새, 라이거, 타이곤, 홀핀, 피즐리는 번식이 불가능한 동물이다.

또 지중해에 서식하는 미생물인 동갑동물은 호흡하지 않는다!

 

조금 철학적으로 죽을 수 있는 것을 생명체라 정의하면 어떨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또한 모호하다.

히드라 비리디시마라는 식물과 투리토프시스 도르니이라는 해파리는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고의로 누가 죽이지만 않는다면 노화되지 않고 영원히 산다.

 

1994NASA는 이 주제로 회의를 연다. 이때 합의된 생명체는 다윈의 진화를 따르는 자립형 화학 구조이다.

 

화학 구조라는 제한은 원자와 분자로 만들어진 물질이되, 태양이나 블랙홀 안에 살지도 모르는 생명체는 배제한다. ‘다윈의 진화는 이 화학 구조 안에 정보를 저장해서 전달도 할 수 있는 복잡한 구조를 의미한다.

즉 생명체란 복잡한 화학 구조라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어떤 행성이나 위성을 찾아야 생명체를 찾을 가능성이 높은지 비교적 합리적인 추측이 가능하다.

 

지구상의 모든 유기체는 같은 분자 목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미노산이 단백질을 형성하고, 이 단백질을 만드는 설명서와 같은 DNA를 뉴클레오타이드 염기가 형성한다.

 

이 아미노산과 뉴클레오타이드 염기는 멀리 떨어진 성운에서도, 심지어는 지구로 추락한 운석 내부에도 그 구성 요소들이 발견됐다.

은하에는 지구 생명체와 비슷한 것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구성 요소들이 충분히 있다는 이야기다. 화학 반응이 가능하다면 말이다.

 

생화학 반응이 진행되려면 분자는 이동할 수 있어야 하고, 반응 상대와 거리가 가까워야 하고, 느린 속도로 이동해야 한다.

이 조건에 가장 적합한 것은 액체 속에 떠다니는 화학물질이 지닌다. 그리고 이 같은 성질을 띤 화학물질 중 가장 적절한 것은, 당신도 알다시피 물이다.

모든 생명체에 반드시 물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물은 생명체가 좋은 기회를 얻기에 적절한 특성을 전부 갖고 있다.

 

어떤 행성에 물이 액체로 존재하려면 이 행성은 특정 거리만큼 항성으로부터 떨어져 공전해야 하며 온도가 적당해야 한다.

골디락스라는 소녀가 곰이 사는 집에 들어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오트밀 죽을 먹는 내용의 동화에서 따와 이런 곳을 골디락스 구역이라고 부른다.

 

 

골디락스 행성의 수

은하 중심부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상당히 강하다. 그러므로 생화학 물질이 이 방사선에 파괴되지 않으려면 좀 더 바깥쪽이어야 한다.

적게 잡아 4분의 1지점까지는 제외한다. 현재 우리은하에 2000억 개의 항성이 있다고 추정되니 이제 남는 항성은 1,500억 개다.

 

행성은 항성의 부산물로 만들어진다. 대부분의 항성이 행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예측하지만 보수적으로 본다면 90%의 항성만이 행성을 가진다.

그럼 무언가가 살 수 있는 행성은 1350억 개다.

 

1992년 드라우그, 폴터가이스트, 포비터와 같은 외계행성이 처음 발견됐다. 그 후 3500개가 넘는 행성이 더 관찰됐으며 지금도 이 수는 늘어나고 있다.

아무튼, 3500개의 외계행성 중 골디락스 구역은 21개다. 그런데 이는 전체 행성의 0.6퍼센트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비율을 대입해 계산하면 골디락스 구역에는 행성 81천만 개가 존재한다.

이 중 10퍼센트에만 물이 있다고 가정해도 약 8100만개의 행성이 생명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를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구에서도 어떻게 첫 생명체가 발생했는지 아직 모른다.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것이 흔한 현상인지, 드문 현상인지조차 모른다. 하지만 생명체가 발생할 확률을 100만분의 1로 잡아도 약 80개의 행성이 생명체의 가능성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