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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탈 수 있는 것 중 가장 빠른 것은 아마 로켓일 것이다.
그런데 58,000km/h로 날아간 뉴허라이즌스 탐사선도 명왕성에 도착하기까지 9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이런 속도로 정말 태양계 너머까지 탐사할 수 있을까? 이 정도 속도로 태양계 너머의 알파 센타우리까지 간다면 약 7800년이 걸린다.
우리는 더 빠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하여 새로운 항법들이 계속 제시되었다.
지구 밖으로 나가려는 프로젝트들
요하네스 케플러는 미래에 만들어질 우주선이 태양 돛을 달고 있을 거라 말했다. 바람이 아닌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우주선이라는 것이다.
이 말을 1608년에 했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놀라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그것이 실현되었느냐고?
당신도 잘 아는 한 기업가가 놀랍게도 그것을 만들었다.
일론 머스크의 기업 스페이스 X가 태양광 돛을 단 인공위성을 설계하고 만들어냈다. 이 인공위성의 이름은 라이트 세일 2호이며, 2019년 6월에 발사했다.
이 인공위성의 무게는 5킬로그램밖에 나가지 않는다. 놀랍지 않은가?
심지어 이 돛은 펼쳤을 때의 넓이가 거의 스쿼시 코트만큼 크지만 두께는 사람 머리카락보다 얇다.
이 돛으로 태양 에너지를 받아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식으로 고도를 맞추고, 주기적인 연료 투입 없이도 나아가며 항로를 변경한다.
러시아의 억만장자 유리 밀너도 놀라운 프로젝트에 거금을 투자한다.
브레이크스루 스타샷이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태양광 돛을 활용해 20년 후 알파 센타우리에 도착하려 한다.
꽤 오랜 시간 같지만 기존의 기술로는 7800년이 걸린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 또한 눈부신 발전이다. 이 우주선의 속도는 빛의 속도의 4퍼센트이다.
다만 우주선이 태양에서 너무 멀어지면 힘을 받지 못할 것에 대비하여 밀너는 아타카마 사막에 폭 800미터, 10기가와트급 레이저를 만들어 추진력을 제공하겠다 밝혔다.
더 굉장한 아이디어도 있다.
멕시코의 물리학자 미겔 알쿠비에레는 어릴 때 <스타트렉>을 보며 엔터프라이즈 승무원들이 빛보다 빠르게 이동시켜주는 ‘워프 항법’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후에 그는 일반상대성이론의 시공간 곡률을 공부한 후 이것이 빛의 속도 문제에 허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물론 물리학 법칙에서는 무언가가 빛보다 빠르게 시공간을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우주선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면?
만약 우주선의 앞쪽에서는 시공간이 수축하고 뒤쪽에서는 시공간이 팽창한다면, 앞에선 강력한 중력장이, 뒤쪽에는 반중력장이 형성된다. 우주선은 움직이지 않은 채로 주변 시공간만 뒤틀리기 때문에 빛의 속도에 접근하는 문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NASA는 이 아이디어가 실제로 타당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제트추진연구소에서도 우주선 주위에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중력장과 반중력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빛보다 빠른 여행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것이 바로 알쿠비에레 항법(혹은 알큐비에레 드라이브)이다. 일각에선 허무맹랑하다고 괄시받는 SF 작품에서 이렇게 놀라운 영감을 받을 수도 있다.
우주에서의 생존 가능성
온갖 방법으로 태양계 너머까지의 탐사가 가능해졌다고 치자. 인류는 정말 지구 바깥에서 살 수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은 1940년대부터 시작됐다. 당신은 아마 단번에 라이카를 떠올렸겠지만, 처음부터 동물로 시작하진 않았다.
미국 과학자들은 우주 방사선이 생명체에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앞선 포스팅에서 설명했던 V-2 로켓에 초파리를 실어 발사한 뒤 낙하산을 펼쳐 다시 지구에 착륙시켰다.
초파리들에겐 별 변화가 없었다. 그래서 다른 생명체를 보내기 시작한다.
1948년엔 앨버트라는 붉은털원숭이를 올려보냈는데, 고도 63킬로미터에서 질식사했다. 앨버트 2세는 고도 134킬로미터, 즉 우주에는 도달했으나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아 죽었다.
이후 미국과 소련은 경쟁하듯이 계속 실험 동물들을 실어 우주에 발사한다. 대부분 쥐, 개, 원숭이들이었다.
최초로 지구 궤도까지 살아서 갔으나 돌아오는 길에 높아진 온도 때문에 목숨을 잃은 라이카도 이때 발사됐다.
그리고 1961년 소련이 인류 최초로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우주로 보내자, 미국이 질 수 없다는 듯이 1969년 우주인들을 달에 착륙시킨다. 우리는 보통 달을 걸어본 12명만을 기억하지만, 지구 궤도에 건설된 우주정거장에 살았던 우주인들은 훨씬 더 많다.
미국과 소련의 과열된 우주 경쟁이 어느 정도 식은 후엔 중국국가항천국(이하 CNSA)이 탐사선 창어 3호를 발사해 탐사 로봇 위투를 달에 착륙시켰다.
이후 다섯 대의 탐사선을 계속 달에 보낸 중국은 2019년 세계 최초로 달 반대편에 창어 4호를 착륙시킨다.
이들은 달에 영구 기지를 건설하고 2040년까지 화성에 사람들을 보낼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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