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거의 신화에 가까운 업적을 남겼다. 그가 세기의 천재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실제로 그가 정확히 어떤 연구들을 했는지까지는 사람들이 많이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조금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까지 섞여 신화스러운 이야기가 탄생되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그의 연구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다양했다. 듣자마자 머리가 이해하기를 거부하는 어려운 지식 말고도 많은 것들, 예를 들면 기계 작동이 전혀 없는 냉장고를 발명하거나 조절 가능한 끈을 달아 뱃살을 감출 수 있는 남성셔츠 같은 것을 발명하기도 했다.

조금 더 머리 아픈 내용으로 들어가보자면 원자가 존재하는 첫 번째 증거를 발견했고, 초기 양자론을 연구하여 노벨상을 받았다.

에너지와 질량이 E=mc2로 상호 변환될 수 있고,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우리가 우주에서 빠르게 이동할수록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업적 중 가장 위대한 것은 역시 일반상대성이론일 것이다. 그는 1915년 발표한 이 이론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큰 존경을 받게 된다.

그는 물론 이 책에 이 이론이 무엇을 암시하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다 설명했다. 하지만 말만 들어도 무시무시하고 복잡한 이 이론에 대해 우리는 일절의 수학적인 설명 없이! 대충, 대강, 대략적으로 이해해보도록 한다.

 

 

 

먼저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가 사는 이 우주에는 얼마나 많은 차원이 있는지에 대해서다.

 

내 눈앞에 네모난 필통 하나가 놓여있다고 상상해보자. 당신에게 이 필통을 측정하라고 누군가 주문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은 아마 이 필통의 높이와 깊이, 폭을 재서 모양과 크기를 가르쳐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3차원 세계에서 활용하는 세 가지 축이다.

 

그런데 만약 이 필통이 이 3차원 내에서는 존재했으나, 어떠한 시간에도 존재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 결국 이 컵은 아예 존재한 적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은 그 자체로도 한 가지의 차원이 된다.

 

물리학자들은 이것을 ‘3+1’차원이라고 부른다. 간단하게 ‘4차원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세 개 차원과 시간 차원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모든 차원은 밀접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고, 당신이 공간 차원을 어떻게 이동하는지에 따라 시간 차원의 흐름에도 영향이 간다.

물리학자들은 네 개의 차원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내고 이것을 시공간이라 부르는 우주 단일 배경 구조에 속한 두 가지 측면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시공간 물질은 질량과 에너지에 의해 왜곡된다.

 

이것이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 명제라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시공간을 연체동물에 비유했는데, 시공간에 어떤 물체가 있을 때 이로 인해 시공간은 뒤틀리고 흔들리는 것이라 상상했기 때문이다. 마치 젤리처럼 말이다.

물체가 아무것도 없는 우주의 텅 빈 공간이라면 시공간은 그대로 있겠지만, 만약 질량이 큰 물체가 가까이 다가온다면 시공간은 휘어지고 구부러진다.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자주 쓰이는 그림이 있다. 고무로 만든 판을 팽팽하게 늘어당겨 어떤 방 전체에 걸어놓았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윗면에 커다란 공을 하나 놓는다. 그럼 질량이 있는 공 때문에 천장의 고무판은 늘어질 것이다.

그럼 천장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내가 아무리 직선으로 가고 싶어도 휘어진 고무판을 따라가게 되며, 결국 고무판의 가운데에 놓인 공쪽으로 흘러가게 된다.

 

이 고무판이 곧 시공간이라는 것을 이해한 상태로 이번엔 커다란 공이 고무판으로 만든 방 가운데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럼 질량을 가진 이 공을 향하여 시공간은 오목하게 휘어지게 된다. 천장에서 바닥까지 수직으로 가고 싶거나 그 반대로 가고 싶어도 당신은 결국 이 시공간 중심에 놓인 질량쪽으로 흘러가게 된다.

 

이처럼 물체가 휘어진 시공간을 통과하면 물체를 측정하는 환경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만약 우리가 10킬로미터를 가기에 충분한 연료를 싣고 로켓을 탔다고 가정해보자. 이 로켓이 행성 근처를 지나갈 때 우리는 이상하게도 이 연료로는 9키로미터밖에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미 곡면으로 시공간이 휘어져 있기 때문이다.

 

시공간이 휘어진 곡률은 질량 있는 물체들이 서로를 끌어당기게 하는데, 이게 물체 사이의 중력이다. 본질적으로 중력이란 시공간의 곡률에서 나온 부산물인 것이다. 물체가 크면 클수록 곡률도 당연히 증가할 것이고, 그렇다면 더 강한 중력장이 생성된다.

 

 

질량이 커다란 물체 곁에서는 시간을 측정할 때도 왜곡이 일어난다. ‘공간이니 공간이 휘어진다는 것은 시간 또한 휘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우리가 지구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데는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지만, 우리의 머리는 발보다 지구 질량 중심에서 멀리 있으므로 머리에 더 빠른 노화가 찾아온다.

똑같은 이유로, 지구 자체는 한날한시에 탄생했지만 지구의 지표면보다 중심부가 대략 2년 반 정도 젊다. 지표면보다 중심부에서 시공간이 더 심하게 왜곡되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는 수학은 엄청나게 복잡하고 과학자들 중에도 이를 제대로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비교적 명료하게 요약이 가능하다. 시공간은 에너지와 질량에 의해 왜곡되며, 에너지와 질량을 가진 물체는 시공간에 영향을 받는다.

물리학자 존 아치볼드 휠러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질량은 시공간이 어떻게 구부러져야 하는지 알려주고, 시공간은 질량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려준다.”